그것만이 내 세상

- 가족의 의미 그리고 음악의 가치 -

이 영화에 대한 일반적인 평은 이렇다.

"구성이 뻔하다. 영화를 본 것이 아니라 연기자들의 연기를 봤다. 뻔한 스토리를 살려놓은 것이 배우들의 연기력 이다". 그리고 한결같은 평, 박정민이란  

배우에 대한 재발견, 영화 '동주'에서 신인상을 받았단다.  

'위플래쉬'란 영화가 그랬다. 배우의 대단한 드럼솜씨, 그 배우도 드럼 채 한번 안 잡아 본 배우가 직접 연기했단다. 전율이 느껴질 정도로, 정민이란 배우 

도 피아노 건반도 모르던 친구가 직접 연주 했다나? 사실 믿기 힘들 정도지만, 

<영화소개: 한때는 WBC 웰터급 동양 챔피언이었지만 지금은 오갈 데 없어진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이병헌). 우연히 17년 만에 헤어진 엄마 '인숙'(윤여정)과 재회하고,

숙식을 해결하기 위해 따라간 집에서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뜻밖의 동생 '진태'(박정민)와 마주한다. 난생처음 봤는데… 동생이라고? 라면 끓이기, 게임도 최고로 잘하지만

무엇보다 피아노에 천재적 재능을 지닌 서번트증후군 진태. 조하는 입만 열면 "네~" 타령인 심상치 않은 동생을 보자 한숨부터 나온다. 하지만 캐나다로 가기 위한 경비를

마련하기 전까지만 꾹 참기로 결심한 조하는 결코 만만치 않은 불편한 동거생활을 하기 시작하는데… >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08632)

음악을 주제로 한 영화란 것들이 그렇다, '파파로티'가 그랬다.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내가 가는 길이 멀고 험할지라도 ♬~ "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 있어, 멀고도 험한 길을 갈 수 있단다. 이 영화는 연인들의 사 

랑얘기가 아니라 성악이란 재능의 고리를 통해 연결되는 사제 간의 교감을 통해 '사는 맛'을 얘기 하는 영화다. 그래서 핫 하지 않은, 천년을 가도 변하지  

않을 고려청자 같은, 은은하지만 깊고 귀한 '정'에 대한 감동을 음악을 통해 전하고 있었다. 예술을 통해 연결되는 인류공동의 문화적 공감대, 그것이 어쩌 

면 인간에게 부여된 특권이며 선물이라는 얘기를 이 영화는 전하고 있었다.  

신파조의 '뻔한 스토리에 식상하다'는 일반적인 평은 영화를 그리 봐 버리는 시청자의 관점일 수도 있겠다. 차라리 대역을 쓰지, 그리고 “선곡 또한 극중 흐 

름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들도 영화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는, 본 영화의 원래 기회의도를 간과한 논평으로 보인다.  

모든 것 다 가진 듯한 대부호집의 피아노 여제? 그녀(한지민), "한가율 이뻐"란 대사를 관객 누구도 거부감있게 듣지 않을 만큼 재능과 미모를 함께 가진  

그녀, 그러나 한 순간 교통사고 피해자가 되면서 다리를 잃게 되고 그녀에게 삶의 큰 이유였던 음악 마저 포기하고 살아가던 그녀, 그녀가 백치(서번트 증후
   군) 천재 피아니스트 정민에게 맘을 열게 된 것은 결국 또 피아노 연주였다. 

둘이서 합주하는 매우 귀에 익숙한 곡, 한물간 복서(이병헌)도 익히 들었다는 그 합주에 진한 감동이 전해 오는 것은 신분도, 지적 능력도, 절망도 모두 걷 

어낼 수 있는 것이 만국 공통어인 음악이란 것을 이 영화에서 또 느끼기에 충분했다. 사람의 가치와 존엄은 시를 읊고 그림을 그리며 악기를 연주하는 소 

위  문화적 소양이 있음에 기인 한다 해도 크게 틀린 얘기는 아닐게다. 

돈이라는, 자본이라는 고리를 통한 사회적 구조, 그 구조에 눌러버려 헤어날 길을 찾지 못하는 서민들의 얘기를 깔고 가는 것 또한 이 영화의 매력이다. 그 

건 일정부문 절망적 사실이니깐, 강남의 집값은 로또로도 해결되지 않는 지점까지 갔다.  

몇 푼의 돈을 위해 백치 동생을 길거리 전단 배포로 내모는 것, 그건 분명히 우리가 살아내야 할 현실이다. 재능 없고 가진 것 없는 이들은 자본사회의 끝자  

락까지 내몰릴 수밖에 없는 서민들의 한계, 그것을 극복하지 못하는 이들의 염원과 희망은 어차피 이루지 못할 것들에 대한 이데아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결국 캐나다로 떠나고자 하는 형의 삶으로 표현된다. "가고 싶다. 다시는 돌아오고 싶지 않다"는 외국으로의 도피 의사는 가족으로 부터 외면당한, 그리고  

이렇게 극복해내지 못할 현실에 대한 절망을 표현하고 있었다. 그 또한 이미 이 사회에 매연처럼 배어있어 의식 하지도 못하는 작금의 탈출구 없는 사회구 

조를 되묻고 있는 듯 했다. 

감동을 더하기 위해 과장되는 것들은 좀 유치해 보이기는 하다. 왜 꼭 설움과 눈물과 절망을 더하기 위하여 어머니(윤여정)를 하늘나라로 보내버려야 하는 

지.  

딸의 연주 하는 모습 한번 보는 것이 희망이란 대저택 소유주(문숙)의 대사는 결국 가진 자들에게도 삶의 무게는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미워하면서도

거부 할수 없는 것이 또 가족 이라는 것을, 버려도 버려지지 않는, 분노해도 놓을 수 없는 것이 가족이라는 것을 전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대부호나 출 

구 막힌 서민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 때문에 뻔하지만 뻔하지 않은 진실들을 영화는 말하고 있었다. 

오진태(박정민)가 공원에서 연주한 곡은 베토벤 월광소나타, 콩쿨에서 연주한 곡은 쇼팽 소나타, 마지막 오케스트라 연주곡은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 

곡이란다. 

'그것만이 내 세상', 들국화의 노래, "이것저것 찾아 헤맨 나의 삶, 이젠 후회없다"로 시작하는 노래, '골든 슬럼버'(황금빛졸음,노동석감독)는 비틀즈의 마 

지막 앨범 애비로드에 실린 곡명이란다. 노래제목들이 영화제목으로 사용되면 우선 친근감과 익숙함이 먼저 다가온다. 원래 창조는 없단다. 모두가 원용이 

고 표절일 뿐, 순수창조를 하려면 언어도 기존의 음표도 사용하지 말라고 했으니 노래제목 가져다 쓰는 것 정도는 아름다운 나눔이다. 

흐느끼다 그리워하다 달리다 잔잔히 미소짓다가... 음악은 모든 감정들을 소리로 전한다. 영화가 영화 일 수 있는 장점은 시청각을 같이 어우러지기 때문일 

게다. 중첩된 감각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효과는 우리가 영화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병헌이 잡은 정민의 손에서 피아노의 선률이 다시 오 

버랩 되어 나오고 있듯이. 

가족의 의미, 그건 왜 꼭 그것을 지켜내야 하는 것인지, 어미인 윤여정과 문숙이 보여주는 모성애는 뭇 생명들이 살아내고 생명을 키워가는 생명들의 가장 

귀한 가치이며 생존방식이다. 그래서 그것들이 빠져버린 삶이란 그저 뿌리없는 바람이라는 것을, 그것은 꿈도 따스함도 아련함도 은근함도 사라진 깨져 

버린 백자같은 것이라는 것을, 형(이병헌)이 위험한 건널목에서 잡은 동생(박정민)의 손을 통해서 결국 삶의 이유와 목적은 '가족이라는 이름의 아름다 

움'이라고, 그리고 음악은 '모두가 함께함'이 되는 소중한 선물이라고 영화는 마지막 자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