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레스트   검프

- 등산길에 쓰는 편지 -

형님에게 편지를 씁니다 . 주일   오후   주말의   명화 ' 포레스트   검프 ( 주연 : 톰행크스 ) ' 를   보다가   산에   올랐지요 . 검프가   왜   달리는지도   모르게  3 년을   달리듯   등산도   그렇게   공허를   메우기   위해   산을   오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입니다 . 

검프가   사랑하는   여인이   작별인사도   없이   떠나던   날   무작정   달리기   시작한   길을   한없이   달렸듯   그렇게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한   등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입니다 .

< 영화소개 :‘ 포레스트 검프 ’ 는 1994 년 개봉한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작품 . 불편한 다리 , 남들보다 조금 떨어지는 지능을 가진 외톨이 소년 ‘ 포레스트 검프 ’ 헌신적이고 강인한 어머니의 보살핌과 첫사랑 ‘ 제니 ’ 와의 만남을 통해 점점 성장하는 포레스트 , 어느 날 또래보다 빨리 달릴 수 있는 재능을 알게 된 포레스트는 미식축구 선수로 활약하며 , 인생의 2 막을 연다 . 하지만 기쁨도 잠시 , 어머니는 병에 걸려 세상을 떠나고 첫사랑 제니 역시 포레스트의 곁을 떠나간다 .( 톱스타뉴스 ( http://www.topstarnews.net)

지능은 낮지만 선량하고 성실한 한 청년이 1950 년대부터 1980 년대까지 미국 현대사의 중요한 사건들을 한 영화 안에서 모두 체험할 수 있다 . 아무런 의심이나 불평 없이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주인공 포레스트는 오로지 솔직함과 착한 성품만으로 온갖 인생의 굴곡을 이겨낸다 . 올곧고 정직한 그의 시선으로 본 세상은 냉소적이고 혼란스럽지만 , 또 그 이면에는 여전히 희망이 있고 감동이 있고 사랑이 있다 . ( 국제신문 이민재 기자 inews@kookje.co.kr)>

그리고   그렇게   달려온   길에서   그가   어느 날   갑자기   그만   둔   이유   또한  " 이제   피곤해서   집에   가야겠다 " 였던   것처럼   삶이란   그렇게   어떤   의미도   없을지도   모르지요 ,  혹은   있어도   찾을   수도   없구요 ,  검프의   공허에   동조하던 ,  혹은   삶의   고비에서   해답을   구하려   하는   많은   이들이   검프를   추종하며   달리듯 ,  우린   있지도   않은   뭔가를   찾아서   목적도   없이   오르고   달리는   지도   모를   일입니다 .

검프에게   어머니도   부인도   왜   아름다운   것은   모두   일찍   사라지고   남는   건   그리움뿐인지 ? 그래서   꼭   영화의   마지막에   날리는   새털같은   가벼움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같은   것이   어쩌면   실존의   삶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입니다 .  누구나 ' 사는게  90 프로는   그리움이다 ' 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 의식하든   하지   못하든 .

존재가   무거울   것이라는   가정이   무참히   깨어지는   것을   감당하지   못해 ,  어쩌면   깨고싶지   않아   인간이   종교를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요 .  이것이   실존적 시각 아니던가요 , 괜히 아무것도 없는 데 있는 양 , 그게   니체의   시각이기도   한   것이구요 ?

그럼에도   뉴니세프   세계   어린이   구호활동   프로를   보면서   눈시울   적시게   되는   것도   또   인간의   본질이지요 . ' 라오스의   눈물 ' 을   보다가   진짜   눈물이   날   것   같았거든요 . 에볼라로 3500 만 , 산사태로   천명이   사라진   마을 , 유니세프   이다해가 현지를 찾았고   나레이션은   안성기가   진행하고   있더군요 . 글쎄요 , 늘   그렇죠 ,  산다는   건 , 생명이란   건 , 존재라는 건 , 절대   그리   얕은   그   무엇이   아니란   것요 .

어느   산   모퉁이에서   바람을   그리워하며   존재에   대해   질문하는   그런   고상한   지경까지는   아니더라도 , 휴일   홀로   등산은   좀   외롭긴   하지만   적막의   고요함을   즐기며 산을 오르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이지를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

사람 간의 관계요 ? 어느   친구가 " 그대라는 사치 " 라는   노래를   불렀는데   그게   그대를   감당   못하겠다는   의미   인지 , 무한히   감사하다는   의미   인지 , 여하튼 " 나눌순 없어도 찾을 수 있다면 행복 " 이란   어제   형님께사 보내신   글이   편안함을   줍니다 . 누구에게나   누구든   사치   일   수   있다면   그리움같은   것은   좀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는   말이지요 . 서로   사치라고   여겨질   수   있도록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 , 아니   그리움이   늘어   날수도   있겠군요 . 행크스가 끝내 보내버린 아기 엄마에 대한 그리움처럼 말입니다 .

홀로 등산을 하면서 ' 시간은 느낌으로 다가오고 습관처럼 흘러간다 ' 고   한다면   이리   혼자만의   시간도   행복하진   않을지라도   의미는   있을지도   모른다는   위로   같은   결론도   내려봅니다 .  ' 행복하긴 해도 의미 없는시간 ' 보다는 나을   수도   있겠다   라는   자위말입니다 .

또   한 주의   시작입니다 . 시간   그것이   시작도   끝도   모를   바람 ( 風 ) 이라   해도   늘   설레는   맘으로 , 또   감사와   기쁨으로   시작되는 그   존재의   시간들   말입니다 . 산새들   소리가   저물어가는   겨울 산을   울리고   잔설은   겨울의   미련을   붙들고   있는   이   시간이   그래서 참 좋습니다 .

어쩜   다소   지능이   부족한   그 ( 포레스트 검프의 뜻 ) 가   살아내는   세상이   초콜렛   선물상자처럼   열어봐야   알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해도   그   상자를   감사히   그리고   소중하게   간직하고   보살펴야 되겠다고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