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꽃 ( 드라마 )

- 사람은 무엇으로 살까 ?-

토요일 밤의 잉여로운 시간을 덜 버겁게 해주는 드라마 ‘ 돈꽃 ’, 자본주의라는 이름 , 그 이름 뒤에 감추어진 끝없는 욕망 , 그 욕망 때문에 인간들이 얼마나 파괴될 수 있는지를 이 드라마는 여실히 보여준다 . 그것도 현실의 우리 기업정서 혹은 정치적 상황에 빗대어서 ...

“ 돈을 지배하고 있다는 착각에 살지만 실은 돈에 먹혀버린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 ( 이 드라마 소개글이다 ) . 이 드라마는 매일 누구나 겪는 피할 수 없는 돈의 구조 , 자본주의의 처참한 (?) 민낯을 보여주고 있기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 어느 드라마가 그렇듯 우리가 사는 세상의 현실이 다소 과장되어 나타나지만 , 시청자들의 현실에서의 누적된 절망을 어느 특정 주인공 ( 장혁 ) 을 통해 통렬하게 해소시켜주는 드라마 , 그래서 현실에서의 공동숙명이나 중압감을 해소해주는 드라마 . 그렇게 이 땅을 사는 대부분의 서민들을 잠시나마 위로 하는 드라마의 기능 (?) 에 본 영상물도 충실하다 .

기업의 생리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어 직장을 실제 오래 다녀본 경험으로 쓴 작가인가 찾아 봤더니 이명희 작가이다 .

자신의 욕망실현을 위해서는 약자의 목숨 하나쯤은 가볍게 처리 해버릴 수 있는 자본주의의 속성 , 그 자본의 먹이사슬 아래서는 누구도 예외일수 없다 . 왜냐 하면 먹고 살아야 하니깐 , 생존을 위한 전제조건이라 사회생활은 피할 수 없다 , 그리고 그 사회는 ' 돈 ' 이라는 구조 매개체로 서로 지배 복종의 연결고리가 만들어져 있다 .

여기서 인간성은 철저히 파괴된다 . 자기 목숨보다 더 소중하게 사랑하는 여인을 , 친모와 동생을 그리고 자기까지 살해하려한 그 권력에 복수하기 위해 내어줘야 하는 주인공 ,

타인의 자식에게 귄력을 빼앗기지 않으려 집사의 씨를 받아서라도 권력을 잡으려는 이미숙 , 돈을 통해 인간 목숨은 파리처럼 이용하면서 영생을 기하는 노회장 ,

철새를 사랑하고 환경운동을 하며 티없이 살아온 교사 여주인공 , 그녀는 재벌가의 아내로 권력을 잡기위한 정략결혼의 소재로 이용되었다 . 그녀가 마지막으로 붙들었던 남편의 정체성도 가짜요 그가 보여준 사랑의 진실까지도 가짜였다 .

우리사회의 진실이 돈과 권력에 얼마나 철저히 짓밟힐 수 있는지를 이 드라마는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

자본에 의해 인간성이 파괴되어 가는 자본주의 사회구조 , 부동산 재벌은 투기적 이기주의의 화신이다 . 그것이 국제 국내사회의 현실이다 . 이기심이 서로 충돌하면서 균형을 맞추어가는 , 그래서 그게 바람직함이 되는 것이 현실이요 , 이것을 긍정하고 살아남는 전략이 니체가 형상화한 초인이다 . 장혁은 드라마에서 나약하고 소외된 대다수 시청자들의 현실도피용 위로용일 뿐 , 드라마는 드라만 일 뿐 .

바람직한 사회에 대한 대안 같은 것 , 그건 드라마가 추구하는 목표는 아니다 . 다만 드라마는 현실을 보여주고 공감을 끌어내면 그 뿐 .

이 드라마야 결말이 뻔하겠다 . 장혁이 자신의 신분을 찾고 복수 하는 것 . 호랑이 새끼 , 자신들을 파멸시킬 그 막강한 씨앗을 품고 있는 청아그룹은 철저히 파괴시키는 것 .

그건 분명히 맞다 . 인간성이 짓밟힌 사회는 절대 기업이든 국가든 오래가지 않았다 . 그건 역사가 보여준다 . 잠시 일다 사라지는 구름같은 권력 , 그건 사람이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 될 때는 언제나 그랬다 .

알프스를 오르는 산악인들에게 셀파는 필수다 . 그들은 심부름꾼이다 . 중국 태산을 오르는 짐꾼은 40~ 50 키로의 등짐을 지고 매일 몇번씩 산을 오른다 . 시지프스의 고통 같은 삶을 사는 것이 우리 인간의 사명일지도 모른다 .

' 돈 꽃 ', 살아내기 위한 생존의 수단으로써 돈은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다 . 이는 비단 인간 뿐만은 아니다 . 생태계의 질서다 . 약육강식 , 누구든 생존하기 위해선 타인의 심부름꾼이 되어야 하고 그래서 우리는 늘 자유를 꿈꾸고 그리워한다 .

법을 두 가지로 나눈다 , 타인과의 이익관계 이해관계를 규율하는 ‘ 일반법 ’, 가족관계를 규정하는 ‘ 가족법 ’, 가정법원과 일반법원 , 그러나 가족관계도 법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현실이 아프지만 그것 또한 인간관계이며 인간의 역사다 .

태산을 오르는 짐꾼은 가정을 훌륭히 지켜냈다 . 손자를 보는 즐거움 , 얘들도 모두 교육시켰다 .

바람이 가늘게 분다 . 나뭇가지가 겨울바람을 맞으며 서있다 . 참 아름다운 날들이다 . 따스함들이 있고 건네받고 주고받는 정들이 있다면 그건 언제나 아름다운 날이다 . 순수함들이 모여 부비고 사는 세상은 그 아름다움의 꽃이나 열매다 . 우리가 ‘ 돈 꽃 ’ 세상살이에서 꾸는 꿈이다 .

사람은 무엇으로 살까 ? 사람은 서로 나누는 정으로 사는 게지 . 세월 속에서 서로 나누며 , 보살피며 ,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며 익어가는 날들이 아름다운게지 . 그건 소박한 욕망인게지 , 사랑마저도 ‘ 돈과 욕망 ’ 에 인질로 잡혀야하는 세상에서 슬픈 (?) 꿈을 꾸는 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