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키스만 50번째

-하루짜리 사랑이야기-

2004년에 개봉된 영화. 로즈(아담 샌들러)와 루시(드류 베리모어)의 하루짜리 사랑이야기. 어느 연얘 꾼(로즈)이 단기기억 상실증걸린 연인(루시)과 만들어가는 하와이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매일 처음처럼 다시 시작해야 하는 특별한 사랑얘기.

로즈란 남자, 동물원 수의사가 그의 직업이다. 그는 평소 늘 상대여자를 바꾸어 연애하는 것이 또 하나의 직업이다. 이런 그의 사랑방식에 이젠 한 여자를 상대로만 매일 처음부터 다시 써야 하는 ‘사랑놀이’가 주어진다.

그 여자(루시)에겐 시간이 흐르지 않고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은 그날에 머물러 있어 그녀를 위해 아빠도 오빠도 그들의 삶도 포기하다시피하고 헌신한다. 가족들의 생계가, 일상이 뒤로 밀려난 이런 다소 비현실적인 구성은 관객들의 동의를 쉽게 끌어내지 못할 수도 있겠다.

나름대로 이 영화가 감동적인 이유가 무엇일까? 첫 데이트의 풋풋함, 설레임? 하와이 아름다운 해변을 배경으로 한 매일 반복되는 첫 미팅? 코믹 전개? 해 지는 바닷가의 아름다운 영상미? 첫사랑에 대한 추억?

뜨내기 사랑이 행복일 순 없겠다. 참 행복은 가정을 꾸리는것, 얘를 낳고 일상의 부부로 사는 것. 요트를 타고 알래스카를 항해하는 것, 헌신적이고 따스한 가족애? 가정을 꾸리지 않고 로즈가 떠났다면 '바람둥이의 한 때의 슬픈 사랑'의 얘기로 끝났겠다.

매일 사랑노트를 쓰던 루시가 남친의 행복을 위해 둘의 관계를 정리하려한다. 노트를 정리하고 그리고 남자는 떠난다. 그러나 못내 되돌린 발길, 그리고 그 여자가 보여주는 개인 화실을 꽉채운 그의 얼굴, 기억너머에서 그 여잔 그 남자를 보물처럼 운명처럼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다. 각자 상대에 대한 깊은 사랑의 재 확인.

사실 영상물에서나 픽션에서나 가능한 사랑의 얘기 일지 모르겠다. 가볍게 보는 영화, 즐겁게 보는 영화. 발상이 재밌다. 기억노트, 비디오...

사랑이란, 행복이란 무엇일까? 사랑이란 무의식 잠재의식까지 맞닿아 있는 것인가? 것이어야 할까? 

(사진: 홍보 ‘스틸 컷’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