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나방의 세상살이
- 필연적 욕망법칙 생존법칙에서의 진로탐색- 

불나방은 ‘불을 찾아 날아드는 나방’이란 뜻이다. 그러나 ‘권력이나 탐욕을 쫓는 인간무리’를 빗대어 하는 말일 수도 있다.
불을 쫒다 불에 타죽는... 그렇게 될 줄 모르고 불로만 뛰어드는 ~ 

 

김정은이 호주머니에 손 넣고 할배 같은 인간들의 보고를 받는 것이 사회적 권력관계다. 그도 트럼프 앞에서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게 권력관계다. 언제 어디서나 사회조직은 권력관계로 형성된다. 형제, 자매? 그건 교회에서나, 어쩌면 평화를 가장한 관계에서만 가능하다. 왜? 가장(假裝,masquerade)이란 냉소적 단어를 쓰나? 그것은 교회도 이권관계로 전환되면 권력관계로 화학적 변화를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교회의 노회 총회...이런 곳에 가보면 안다. 교회가 타락하거나 세상이 말세라서가 아니라 그게 인간본성이기 때문이다. 역사상 그렇지 않은 시대는 한 번도 없었다, 아마도,. 

인사권, 급여권... 그런 것을 거머쥔 사람에게 어찌 권력관계가 형성되지 않을 수 있으랴? 사람은 돈이 없으면 살 수가 없다. 물론 여기서 돈은 물질만능 탐욕의 대명사로서의 돈이 아니라 생존과 안녕, 즉 최소한도의 존속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돈을 의미한다.
목사도 시무할 자리 구하지 못하면 택시운전수라도 해야 한다. 어느 지역에는 택시기사의 거의 반이 목사란다. 물론 택시기사가 낮은 직급의 직업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자신의 전공이 아니라도 생계수단으로 뭐든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일본 택시 회사(MK)는 대졸생 들의 꿈의 직장이다. 
때문에 이런 권력관계를 제도적으로 제어하고 평등사회, 인권사회를 위해, 관계형성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구상해 낸 것이 법치주의다. 그리고 이에  한 발 더 나아가려고 한 시도가  공산.사회주의다. 그래서 그곳에서는 모두가 동무다. ‘동무’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렇게 보편적 이상사회, 평등사회를 지향한 공산주의가 사실상 동무사회가 되었나? 아니다. 결코 아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왜 이리 될 수밖에 없을까? 그건 한 마디로 존재의 법칙, 생존경쟁의 법칙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비단 인간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법칙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법칙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체념하며 운명처럼 살아야하는가? 아니다. 아니고 싶다. 인간이 인간인 것은 이런 생존법칙, 약육강식의 법칙을 깨트리려고 수없이 많은 희생을 치르며 투쟁하고 거부하고 반항하고 토론하고... 그렇게 또 다른 ‘다수라는 이름의 힘’으로 정의와 공정이라는 주제에 공감하고 동참했기 때문인 것이며 그것이 인간을 위대하게 만든 것이라고 믿고 싶기 때문이다. 

무슨 얘기를 하려고 하느냐 하면 권력관계가 뚜렷한 조직일수록 미개한 국가요 조직이 아니겠냐는 얘기다.
공정성, 투명성, 보편성, 민주성...이런 것이 스며들지 못한 조직은 꼭 동물수준, 식물수준의 조직이란 의미이며 이런 환경에서 끝까지 권력의 끝자락이라도 잡아보려는 분들은 미개하다는, 거의 동물수준이라는 얘기를 억지스럽게 하고 싶은 것이다. 이런 인간 분들이 똑똑하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 예민하고 상황을 선점하고 교모하고 치밀하다. 그리고 어떻게든 권력적 헤게모니를 선점하려고 24/365를 모두 투자한다. ((((이런 조직을 운용하는 자도 마찬가지다. 권력관계를 교모하게 이용할 줄 안다.))) 그렇게 미개사회, 폐쇄조직은 버티고 진행된다. 

그런데 참 오묘한 것은 ~ ‘교모’가 아니라 ‘오묘’한 것은 이런 권력관계 바탕의 조직은 그 생명성이 길지 않다. 진나라, 스파르타...
그건 또 역사가 보여준다. 물론 권력관계를 온전히 배제한 조직은 지구상에 존재할 수 없을 테지만, 오늘날 경영학이 내리는 결론은, 국가체제에 대한 역사 사회학자들의 결론은 비귄력관계가 최종승자가 되어 간다는 것, 인간적 조직, 따스한 조직, 사람냄새 나는 휴머니즘 조직이 최종승자가 되어 간다는 것이다. 그 증명이 현실의 국제관계 역사이며, 그렇게 결론 맺은 학자가 후쿠야마(Francis Fukuyama)와 제프리 페퍼(Jeffrey Pfeffer, ‘The Human Equation’‘숨겨진 힘, 사람’)같은 교수들이다.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는 사회, 직원이 우선인 기업... 백성을 위한 정치가 세종대를 번성시켰다. 그 목적이 오로지 백성일 때, 조직 구성원인 때. 

권력적 관계조직에서 권력의 끝자락이라도 잡아보려고, 놓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참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런 사회를 살아내야만 하는 우리의 현실도 참 버겁다.
이런 권력적 지향성은 자기 존재감의 확대로 나타나고 은근한 지배욕구로 나타난다. 그래서 타인을 은연중 무시하거나 비하하거나 희화화하거나 도외시 한다. 또 여기에서 밀려나 그리하는 인간들을 가소롭게 여기며 숨은 자존에 피신하기도 한다.
인간사회는 그래서 어렵다. 직장, 국가, 친목회, 교회, 절간...까지도 그게 어디든 예외가 아닌 것 같아서 버겁다. 그러나 그게 숙명만은 아닐 텐데, 그게 숙명이라고 수용한 사회는 미개했는데. 

노이즈마케팅 정치가, 카멜레온 언론, 조작적 유튜브... 그것들을 가려낼 줄 알고, 기업의 탐욕을 볼 줄 알고, 그 권력관계의 부침을 관조할 줄 알고, 그 속에서 무조건적인 복종이 아니라 자신의 의미 있는 역량을 쌓아가는 겸손한 승리자 들이 가장 지혜로운 불나방이겠다. 불! 그 화려한 욕망을 잘 관리한 사회와 개인들 말이다.
결국 인간이 인간인 것은 욕망에만 매몰되지도 않고, 또 거부하지도 않고, 그것을 관조하고 이용하고 활용할 수 있기 때문 아닐까, 그런 ‘운명에서의 살아내기’를 익혀가는 능력 때문 아닐까?

2018.12. 김용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