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하는 꿈’

- 드리마와 대중가요로 쓰는 어느 봄날의 기억-

- (자연은 욕망하지 않는다)

봄이 오기도 전 봄맞이를 갔다. 강 건너 북한강변에 길게 늘어선 천막이 아무래도 '리버마겟' 같아 밀리는 도로를 따라 봄기운 완연한 강변 길을 매월 첫째 세쨋주 토.일에 장이 선다는 양평 문호리강변 일일시장을 갔다. 작은 점포수가 꽤 많고 아이들까지 동반한 가족나들이가 북적댄다. 이것저것 맛보기 음식을 즐기며 강바람을 쏘이며... 그곳에는 젊은 날의 아련한 로맨스같은 봄날하루가 그렇게 그림같이 봄 햇살로 내리고 있었다. 봄이 왔고 봄이 흐르고 있었다.

- (어떤 인간도 내면에 욕망을 감추고 있을 뿐)

욕망하는 인간에 대한 드라마 '미스티(Misty)'가 종영되었다. 욕망(Desire)하는 인간! 그것은 하이데거가, 베르그송이, 스피노자가 본 인간상에 대한 회피나 위로나 가식이 아니 인간 그대로에 대한 직시였고, 인정이었다.

이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관심도를 높이기에 충분한 각가지 요소를 담고 있다. 최고의 앵커는 꿈꾸는 혜란, 집안이나 학벌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능력자이면서도 자존적 가치관의 실현을 위해 국선변호인이 되어 활동하는 태욱, 그들 주변에 일어나는 사회구조의 실체, 대중 심리, 그리고 사랑과 욕망에 절망하고 또 빠져드는 인간들의 심리.

오셀로(Othello)는 질투 때문에 비극적 결말을 맺게되는, 사랑과 질투의 함수관계를 그린 작품이다. 사랑하면서 질투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것이 욕망하는 인간존재이다. 그리고 최고의 앵커를 꿈꾸거나 가치적 삶을 꿈꾸는 주인공들 또한 욕망하는 인간이다. 이런 욕망들의 뒤엉킴이 영화를 영화답게 만드는 요소이다.

-(우리 사회는 지금 욕망의 끝에 서 있다).

혜란에 대한 마지막질문 "넌 과연 행복하니?" 가 이 드라마의 주제로 표현되고 있는 듯하다. 그렇게 욕망의 끝에 서있는 인간들 ... 과연 행복할까? 방송국의 편집장 이경영이 그랬다. '팩트(Fact)'와 '진실(Truth)'은 다르다고, “경찰은 팩트를 원하고 대중은 진실을 원한다”고, “누가 살인자 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방송은 대중이 보고싶은 것을 보여주면 된다”고. 그것은 현재 우리 방송의 현실과 과제이기도 하다.

JTBC 손석희 뉴스를 본다. 한 시간 반을 한다. 8:00-9:30.

MB 현대 회장시절 개인회사 설립해서 남는 수익금을 세금, 배당 안하려고 삼백억을 빼돌리고, 땅 살땐 마누라 돈으로 샀단다. 다스 회사도 제 것, 도곡동 땅도 제 것이란다. 여하튼 한국 대기업 현대에서 범죄라는 것을 배우고 죄의식까지 잃었나 보다. 그것이 한국기업, 아니 사회의 현실이었다. 그리고 그 아래로 장.차관과 공무원의 권위와 기업 오너의 횡포와 정치권력와 경제권력의 야합과 그리고 언론권력.. 이런 구조주의적 욕망의 틀로...

- (그 욕망의 틈바구니에서 비집고 우린 거부할 순 없는 삶을 살아낸다)

산다는 것 쉽지 않다. 직장 내 왕따 혹은 미적응으로 가장이 스스로 삶을 포기했다. 먹고 산다는 것이 절대로 절대로 쉽지 않다. 전직 대통령들이 줄줄이 감방을 가고, 그 수하들이 팽당한다. 한 때 권력의 정점에 있던 이들이 대부분 철창행이다. 산다는 건 그런 것. 욕망을 따라 살다가, 생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하다가 감방도 가고 자살도 한다. 산다는 건 절대로 얕은 감상이나 서정에만 그치지는 않는다. 끝없이 욕망하는 그것이 꿈이고 욕망의 세상을 우린 살고 있다. 명예욕, 권력욕, 금력욕, 성욕. 그것이 꿈이 되고 있다. 돈벌기, 이름내기, 연인얻기...  그러다가 어느듯 삶은 황혼이다.

- (신도 욕망한다.)

가치관? 유대법도 따지고 보면 유대의 신에 대한 불복종을 처벌하지 개인의 도덕 윤리를 벌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다윗도 '합한 자'가 되었다. 유대인의 신은 자신을 섬기지 않고 충성하지 않고 그 영광을 위해 살지 않으면 처벌하는 아주 엄한 신이지 윤리도덕의 신은 아니지 않은가? 유대인에게 패역이란 우상숭배이다. 교회에서 에레미아서를 공부한다. 예언서, 선지서..그게 무슨 의미인가? 하나님도 욕망한단다. 인간지배와 섬김 받으려고...

-(욕망은 어떻게 권력에 의해 이용되는가)

과부재혼(寡婦再婚)을 금지한 조선은 일제에 먹혔고 유럽에 지배당했다. 그것은 지배층 그들의 욕망의 표현이었을 뿐, 죄의 여부는 사회가 정하는 것일 뿐 사람 개인이 타인에 예속되거나 사회에 예속되는 사회를 선진국이라 하지 않는다. 결혼했다고 종신노예, 고용계약이 되어야 할까? 그건 제도가 사람을 구속 하는 것. 다리를 짤라 침대에 맞추는 것, 그렇게 구속하지 않아야, 잡은 물고기 운운 하거나 사람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아야 부부라도 늘 서로 긴장하게 되는 것. 한번 인연이면 무덤까지 가야 한다는 인간에 대한 소유권은 인권살해다. 제도가 주인 된 조선이 남긴 게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는 후진국형 인권을 미덕이라고 혹은 종교라고 생각하게 하는 세뇌된 사회에 살고 있는 것 아닐까.

(욕망하는 인간의 꿈)

인간은 자연과 달라 욕망하지 않을 수는 없다. 욕망을 부정하는 것은 현실로부터, 실존적 삶으로 부터의 도피요 관념속으로 인간을 끌어가는 속임일 뿐,,,

그렇다면 욕망에서 비켜난 꿈을 꿀 수는 없을까? 욕망이지만 추하지 않은, 건강하고 건전한 욕망을 꿈꿀 수는 없을까? 삶은 선물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희망이요 절망이요 그래서 더 아름다울 있는 선물이다. 인순이의 "그토록 아름다웠음"을 혹은 임지훈의 "꿈이어도 사랑할래요"의 꿈 하나 꾸고 싶다. 시간이 세월이 흘러도 꿈같은 나날들이고 싶다. 누군가를 진실로 사랑한다면 그 누군가에 대한 사랑에 진정성이 있다면, 모두가 욕망하고 하나님도 욕망한다고 해도, 봄 향기 같은, 가을 호수 같은, 눈 내리는 겨울밤 하늘 같은...아니 시원(始原)같은 먼 꿈 하나 꾸고 싶다.

(희망은 과연 있는가?)

김성한이라는 70대 탤런트의 하루를 티비가 조명한다. 중년아이돌이라고, 그 노력과 성실이 그의 삶을 만든 얘기, 늦깍이 대학생 10년을 같은 학교에 다녔고 지금 박사논문 준비한다고, 아침마다 운동하고 밤마다 반신욕한다. 몇해전까지 아들에게 팔씨름을 이겼다고, 결국 건강도 성실함이 지켜주는 부분이 많겠다.

근대적 가치, 성실, 절제, 근검, 절약, 막스 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학이든, 캘빈의 직업소명설이든...  부동산 개발정보를 전해받은 친구가 목돈을 벌어 반을 가져왔다, 정보를 전해준 교수는 그것을 거부했다. “내 팔자에 없는 것”이라고, 이렇게 자족을 알 수만 있다면, 사회적 참여와 금전이 생존의 필연적 조건이라 하더라도 한계 이상을 넘을 때는 거부할 줄 아는 용기와 힘이 있다면, 불의와 불공평과 허위를 외면하지 않을 수만 있다면, 우리 서민들은 늘 역사의 주관자였음을 자긍한다면, 의명활동, 독립운동, 금모으기, 촛불로, 리본으로..,‘고통은 인간의 것’.

오늘 하루 또 꿈을 꾸자, 불만족한 시간과 상황을 수용하고 인내하고, 그리고는 하루에 감사하자. 아무래도 이성은 인간에게 주어진 특권이자 임무겠다. 이렇게 그렇게 오늘도 욕망을 욕망하고 싶다. 이룰 수 없을 지라도 욕망을 꿈꾸고 싶다. 

김용희  2018.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