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유감
- 기득권의 음모 -

 

 도시의 풍경 중 특이한 것이 하나 있다.
 한 곳에 서서 3~4개씩 보이는 것이 24시 편의점과 교회다. 성탄절 하나님의 영광이 거리거리마다 하얀 눈 내리듯 그렇게 지속적으로 내리고 증가하는 것이 편의점과 교회다. 편의점은 밤새워 불을 밝힌다. 뭐 병원 응급실도 아닌데 왜 24시간 문을 열까? 편의점은 기본적으로 소비자들이 근거리에서 물건을 구입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유통 구조일 뿐이다. 이렇게 부지기수로 만들어지는 것이 편의점이다 보니 수익성이 악화하고 알바 근로자 기본급까지 인상되니 점주들이 아우성이다. 서민 경제 다 죽는다고 정부가 속히 대책을 내놓으라고 그랬더니 앞으로는 편의점도 거리 제한 규제를 한단다. 기존 편의점 근처에는 개업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새로 편의점을 하고자 하는 자의 권리와 불이익은 누가 보호해줄까? 편의점을 할 수 있는 자격이 특별히 있는 것인가? 기득권의 보호다. 그것은 보수주의자들이 좋아하는 것이며 친일파가 좋아하는 논리이며 이승만 정부의 가치관이다. 

 기존 낙농가가 아니면 더 낙농 사업을 못 하게 하니깐 소 한 마리 사육할 수 있는 권리가 엄청나다. 낙농업자 데모한 덕분에 갑자기 그들이 부자가 되었다. 뭐든 진입 장벽을 만들어 권리화하고 재산권으로 연결된다. 이건 자유 민주주의 공화국이 아니다. 특권 민주주의(Prerogative democracy)다. 골재 채취권을 따낸 지방의회 의원은 갑부가 되었다. 그런데 교회도 한 집 건너 계속 간판을 다는데 그것은 왜 규제하지 않을까? 목사들이 차마 데모하지 않으니까?  

 그런데 생각해보자. 편의점을 규제하는 것이 점주들의 이익을 보호하긴 할까? 아니다. 결국 건물주의 이익만 증가시킬 것이다. 왜냐하면 규제는 기존 편의점의 입지 가격(Location Value)을 올리게 될 것이고 그것은 권리금으로 연결되며 그렇게 되면 임대료(임대료)가 오르고 종국적으로는 빌딩주의 부로 귀결된다. 권리금이 수백 수천만 원인데도 가게 임대료 올리지 않은 그런 선량한 빌딩주 몇이나 될까? 결국 사회는 지속적으로 가진 자를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주택은 어떤가? 임대 사업자로 등록하면 수십 채를 가지고 있어도 일정 기간 보유하면 재산세도 양도세도 종합부동산세도 면제다. 일 가구 일 주택을 세금 감면해주는 것도 이해되지 않는데 참 요상한 법이다. ‘임대 사업 활성화’란 이름으로, 임대 사업자 양성화란 이름으로 다주택자들의 재산권과 이익을 보호한다. 집으로 돈 번 사람들은 단순히 집값이 올라서 그냥 번 것이다. (5년 동안 주택 단타족 23조 벌어, 김두관 의원) 집값이 하락하면 보전해주지 않기 때문에 양도세는 부당하다는 논리도 있다. 그렇다면 법인세는 왜 받나? 

 <주택 임대 사업자 혜택>이라고 검색하면,
 취득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소득세, 양도소득세… 8년 이상 임대하는 준공공 임대의 경우 양도소득세 100% 감면, 취득세 60㎡ 이하 면제, 재산세 40㎡ 이하 면제, 소득세 75% 감면.
 도대체 감면의 이유가 뭔가? 임대 사업 양성화? 활성화? 그럼 기업 양성화, 개인사업 활성화, 서민 경제 활성화, 가계 구조 건전화, 가정 경제 화목화 이런 것은 왜 안 할까? 임대료? 휴일에도 야간에도 붙는다. 출근하지 않아도, 공휴일에도, 휴가철에도, 천재지변이 생겨도 주인 통장으로 자동 입금되어야 편한 것이 세입자다.
 아는 분이 송파에 중개업 사무실을 개업했다. 월세 500만 원, 2년 동안 보증금 1억 손실보고(다 까먹고) 지금 가게는 재임대도 되지 않고 있다. 열심히 소득 올려서 조석으로 일해서 임대인 가게세 주고 나면 남는 것이 없는 구조다.
 임대 계약서도 실거래 가격 신고하자 했더니 임대 사업자 다 죽이는 법이란다. 은퇴 생활자 죽이는 법이란다. 임대료 전가 된단다. 지금까지 임대인이 임차인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서 임대료 올리지 않았다는 얘기이고, 역으로 얘기하면 임대 사업자 지금까지 제대로 신고하지 않고 국가를 속이고 있었다는 얘기다. 그런데 전혀 거리낌 없이 당당하게 얘기한다. 임차인이 월세를 속이지는 못해도 임대인이 정부를 속이는 것은 당연한 것처럼.  

 삼성로직스 1조 몇천억 분식 회계에 벌금 80억, 다시 장내 거래를 허용했단다. 어느 전문가가 미국 같으면 사업주 징역형에 벌금이 수천억이란다. 미국의 경우 유사한 사례에서 기업이 도산했고 사업주는 10년 이상 징역을 선고받았단다. 우리는 분식 회계한 회계 법인을 처벌도 안 했다. 

 자유 경쟁을 보장하고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할 텐데, 경쟁은 규제하고 그 권리 내에 있는 분들만 보호한다. 결국 모두 기득권자, 가진 자, 데모하는 자들을 위한 정책이다.
 공산 사회주의에는 경쟁이 없다. 이상 사회를 꿈꾸었던 플라톤보다는 경쟁과 현실주의를 택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이 지금의 유럽의 토대가 되었다.
 정경유착이라는 해묵은 단어에 대해서는 이제 내성이 있다. 부정(富政)유착! 부자와 정치권이 어깨동무하는 나라, 기권(旣權) 사회! 기득권과 권력이 한편 먹는 나라.
 경쟁을 되살려야 한다. 규제를 풀어야 한다. 위법에 대해서는, 질서를 파괴하는, 신뢰를 파괴하는 자에 대해서는 매우 엄격해야 한다. 지금은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는 시대도 아니다.